생활 & 의례

생활 & 의례 (Lifestyles & Ri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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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대한민국

일생 의례: 생의 이정표를 지나는 우주적 예식

RITUALS — 출생부터 제례까지, 인생의 주요 통과의례에 담긴 의미

출산 의례, 백일과 돌잔치

27)인생(人生 : 백일과 돌잔치) < 보은지방의 생활문화유산 < 기획특집 < 기사본문 - 보은사람들

한국의 부모는 아기가 태어나 백일이 되면 백일잔치, 한 해가 지나면 돌잔치를 해줍니다. 이때 가족은 물론, 친구들까지 참석해 아이가 건강하고 앞날에 잘되기를 기원하며 잔치를 벌이고 금반지를 선물 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아이를 출산 시 삼신상에 밥과 미역국을 올리는 행위는 천지의 은혜에 감사하고 아기를 우주의 거룩한 생명체로 모시는 한민족 고결한 생명 존중 문화의 정수입니다. 삼신할머니는 단순한 민속 신앙의 존재가 아닙니다. 대우주에 깃든 삼신(三神), 즉 생명을 창조하고 낳는 조화(造化), 생명을 기르는 교화(敎化), 생명의 질서를 다스리는 치화(治化)의 세 가지 우주적 생명 작용이 새 인간을 지상에 탄생시키는 위대한 섭리를 의미합니다.

아기가 태어난 지 100일째와 첫돌을 기념하는 백일·돌잔치는 지금도 한국에서 빠지지 않는 가족 행사입니다. 의료 환경이 열악했던 과거에는 영아 사망률이 높아, 100일과 1년을 무사히 넘긴 아기를 축하하는 생존 기념의 성격이 컸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의미는 백(百)이라는 수가 조화로운 변화의 도수를 상징하며 갓 태어난 아기가 비로소 온전한 생명체로 이 세상에 뿌리내렸음을 기리는 상수라는 의미가 큽니다.  이날 아기에게 집안 어른이 입던 옷을 입히는 것은 조상의 덕과 복을 이어받게 함이요, 맑고 하얀 백설기를 이웃에 빚어 돌리는 것은 새 생명을 이 지상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축복하는 뜻이 담긴 예식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아이의 미래를 점쳐 보는 '돌잡이'처럼, 아이의 건강과 앞날을 함께 기원하는 공동체적 의미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아이의 잉태와 출산을 돌보는 존재로 '삼신할머니'를, 태어난 뒤의 명(命)과 복(福)을 돌보는 존재로 칠성신(七星神)을 따로 모셨다고 전해지는데, 이는 삼신의 손길이 한 생명의 시작부터 자람까지 함께한다고 여겼던 오래된 세계관의 흔적입니다.

성년례, 혼례, 수연례, 상장례, 제례

MYWEDDING Place 일생에 단 한 번 특별한 추억, 전통 혼례

성년이 되면 남자는 상투를 틀고 갓을 쓰는 관례를, 여자는 쪽을 찌고 비녀를 꽂는 계례를 치렀는데, 이는 머리 모양의 변화가 아니라 이제부터 어른으로서 책임 있게 살아가겠다는 정신적 선언으로 읽힌다는 해석이 전해집니다.

남성의 머리를 꼬아 올리는 '상투'는 하늘의 가장 신성한 기운이 모여드는 천상 우주의 중심별 북두칠성(칠성 문화)의 방향과 내 정수리 백회를 일치시켜 대우주의 지혜와 상통하게 하겠다는 수행적 안테나의 개설이었습니다.

결혼 또한 중요한 축제입니다. 20세기 전, 남녀를 엄격히 구별하는 사회였을 때는 부모 혹은 중매쟁 이가 혼인을 알선했지만 이제는 남녀가 자유롭게 만나 연애하고 혼인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전통 혼례는 남녀의 단순한 인간 결합을 넘어, 대우주의 양(하늘)과 음(땅) 기운이 완벽하게 융합하여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우주의 창조 이치인 '천지합덕(天地合德)'을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연출해 내는 신성 의식입니다. 혼례에서는 신랑의 푸른 사모관대와 신부의 붉은 활옷이 음양의 조화를 상징합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60번째 생일을 환갑이라고 하여 성대한 잔치를 벌여 축하했습니다. 하늘과 땅의 이치를 모두 경험할 만큼 장수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는 요즘은 예전처럼 성대하게 환갑 잔치를 하지 않고 70세를 축하하는 잔치를 크게 벌입니다. 부모가 상을 당했을 때는 애도 속에 3일장을 지내는 상장례도 중요한 생의 매듭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제사문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제사를 지낼 때 향을 피우고 술을 잔에 따라 올리는 절차 역시, 하늘로 흩어진 기운과 땅으로 돌아간 기운을 다시 한자리에 모셔 조상을 기억하고 감사를 전하는 예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사상 뒤에 병풍처럼 두르던 칠성판이나 무덤 앞에 놓던 칠성 문양 상석에서 보듯, 조상의 혼은 북두칠성으로 돌아간다는 믿음이 오래전부터 전해져 왔습니다. 돌아가신 조상의 선령신으을 후손을 돌보는 가장 가까운 '제1의 하느님'으로 모셔 온 이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소중한 제사 문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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